2024-25시즌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32강)에서 빅클럽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리버풀은 2부 리그 최하위 플리머스 아가일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조기 탈락했고, 토트넘도 애스턴 빌라에 패하며 또 한 번 무관의 위기에 놓였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역전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과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승리를 거두며 다음 라운드에 합류했다.
'코리안 리거' 손흥민과 황희찬은 같은 날 나란히 시련을 맛봤다. 손흥민은 또다시 무관의 아픔을 겪었고, 황희찬은 부상 악재에 발목이 잡히며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
맨유, 매과이어 극장골로 역전승…’판 니스텔로이 더비’ 승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스터 시티를 2-1로 꺾고 FA컵 16강에 진출했다. ‘판 니스텔로이 더비’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 맨유는 전반 18분 보비 데코르도바-리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23분 조슈아 지르크지가 동점 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시간 해리 매과이어가 극적인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그러나 매과이어의 결승 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을 일으켰다. FA컵은 16강부터 VAR이 적용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사용되지 않아 레스터 시티 측의 강한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판정 논란 속에서도 맨유는 FA컵 2연패 도전을 이어갔고, 레스터는 아쉬움 속에 탈락했다.
브라이턴, 첼시 꺾고 16강 진출…미토마 결승골
브라이턴은 홈에서 첼시를 2-1로 꺾으며 16강행을 확정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콜 팔머의 크로스로 첼시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브라이턴은 2분 만에 조르니지오 뤼테르의 헤더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2분에는 미토마 카오루가 감각적인 칩슛으로 역전 골을 터뜨렸다.
첼시는 막판까지 동점 골을 노렸지만 브라이턴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또다시 무너졌다. 2017-18시즌 이후 FA컵 우승을 노렸던 첼시는 조기 탈락하며 기대를 저버렸고, 브라이턴은 구단 역사상 첫 FA컵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
리버풀, 2부 챔피언십 최하위 플리머스에 충격 패…69년 만의 대이변
FA컵 4라운드 최대 이변은 플리머스 아가일이 연출했다. 챔피언십 최하위 팀인 플리머스는 리버풀을 1-0으로 꺾고 16강에 오르며 FA컵 역사에 남을 기적을 만들었다.
리버풀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섰고, 점유율(75%-25%)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지만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14개의 슈팅 중 단 4개만 유효 슈팅으로 연결되며 상대 골키퍼 코너 해저드와 수비진에 막혔다.
결국 후반 8분, 라이언 하디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플리머스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 3년 만의 FA컵 정상 탈환을 노렸던 리버풀은 조기 탈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반면 플리머스는 69년 만에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토트넘, 애스턴 빌라에 1-2 덜미…우승 도전 실패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FA컵에서도 탈락했다. 지난 7일 카라바오컵 준결승에서 리버풀에 0-4로 완패한 데 이어 FA컵에서도 조기 탈락하며, 2007-08시즌 리그컵 이후 16년째 무관이 이어지게 됐다. 또한, 손흥민의 클럽 커리어 첫 우승 도전 역시 쉽지 않아졌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제이컵 램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전반 24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애스턴 빌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 19분, 모건 로저스가 추가 골을 터뜨리며 빌라가 2-0으로 앞서갔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마티스 텔이 만회 골을 기록했지만 끝내 동점 골을 넣지 못하며 FA컵 우승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울버햄튼, 블랙번에 2-0 승리…황희찬 부상 이탈
울버햄튼이 4라운드에서 블랙번 로버스를 2-0으로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도 잠시, 황희찬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팀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황희찬은 공식전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33분, 정교한 패스로 주앙 고메스의 선제골을 도우며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고, 1분 뒤에는 마테우스 쿠냐가 추가 골을 터뜨리며 팀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결국 교체 아웃됐다. 특히, 해당 부위는 과거에도 부상 이력이 있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울버햄프턴은 FA컵 16강행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황희찬의 이탈이 향후 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걱정을 안게 됐다.
스토크, 카디프에 승부차기 패배…배준호 87분 활약
스토크가 카디프와 120분 혈투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FA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배준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87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스토크는 전반 8분과 18분 연속 실점하며 0-2로 끌려갔으나, 루이스 쿠마스의 멀티 골과 루이스 베이커의 페널티킥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23분 카디프의 로빈 콜윌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스토크가 2-4로 패배하며 FA컵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