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중 하나인 ‘머지사이드 더비’가 치열한 난타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3일 오전 4시 30분(한국 시각), 리버풀과 에버턴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 무승부로 리버풀(승점 57)은 선두 자리를 유지했지만, 2위 아스널(승점 50)과의 격차를 9점으로 벌리는 데 실패했다. 에버턴(승점 27)은 토트넘 홋스퍼(골득실 +11)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골득실 -17)와 승점이 같았으나, 골득실 차에서 밀리며 15위에 머물렀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라이벌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졌다. 에버턴이 다음 시즌부터 새 홈구장으로 이전하는 만큼, 구디슨 파크에서 치르는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였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경기답게 양 팀은 거친 몸싸움과 빠른 공격 전개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쳤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먼저 앞서간 것은 에버턴이었다. 전반 11분, 프리킥 상황에서 제러드 브랜스웨이트가 침투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받은 베투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리버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불과 5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6분, 모하메드 살라가 중앙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가 문전에서 방향을 바꾸는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른 시간 내에 균형이 맞춰지며 경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의 공세는 계속됐다. 교체 카드를 활용해 공격력을 강화한 리버풀은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8분, 상대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태클로 걷어낸 공이 애매한 위치로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은 살라가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2-1을 만들었다.
승리가 눈앞에 있던 리버풀은 남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에버턴의 마지막 반격을 차단하려 했다.
그러나 에버턴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8분, 비탈리 미콜렌코의 크로스가 높게 떠오르자, 팀 이로에그부남이 이를 머리로 떨궜고, 타코우스키가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렸다.
결국,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는 에버턴의 극장골과 함께 막을 내렸다.
경기 열기는 종료 후에도 식지 않았다. 에버턴 미드필더 압둘라예 두쿠레가 상대 팬들에게 도발적인 제스처를 보이자, 리버풀의 커티스 존스가 이를 제지하며 양 팀 선수들 간 충돌이 발생했다. 몸싸움이 격해지며 멱살잡이까지 이어졌고, 결국 주심은 두쿠레와 존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흥분은 벤치까지 번졌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등, 경기 종료 후에도 긴장감이 이어졌다.
리버풀과 에버턴의 마지막 구디슨 파크 더비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역사 속으로 남았다. 경기 내내 팽팽했던 긴장감, 그리고 종료 후까지 이어진 충돌까지, ‘머지사이드 더비’다운 치열한 혈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