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미안한 일이 계속 생기면 안되는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도와줘야 할 내야진들이 계속된 수비 실수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문동주는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천천히 몸을 만들어왔고 시범경기에서 첫 실전을 소화한 후 6개월 만에 실전 1군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1회말 첫 타자부터 실수가 나왔다. 2루수 안치홍이 1번타자 홍창기가 친 타구를 대시하며 잡은 뒤 송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놓쳐 버린 것. 타구를 잘 잡고도 실수를 범해 주자를 내보낸 안치홍의 얼굴에선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 플레이는 홍창기의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무사 1루 상황, 이번에는 유격수 심우준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2번

타자 문성주가 친 땅볼 타구를 한번에 잡지 못하고 떨어뜨려 1루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시키는데 그쳤다. 타구 판단이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한번에 잡아내 2루로 연결했다면 더블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심우준은 문동주를 바라보며 손을 들어 미안함을 전했다. 문동주는 후속타자 오스틴과 문보경을 삼진 처리해 스스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0대0의 균형이 계속되던 4회말, 심우준이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이번엔 기록된 실책이었다.
송찬의가 친 땅볼 타구가 내야 잔디와 흙의 경계 부분을 맞아 갑자기 가라 앉았고 심우준이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 심우준은 문동주에게 손을 들어 다시 한번 미안함을 전했다.선두타자를 내보내는 위기 속에서도 문동주의 호투는 계속됐다. 문동주는 무사 1루 이후 오스틴, 문보경, 오지환을 모두 범타로 막아내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마쳤다.
LG와의 3연전에서 1득점에 그친 타선도 문제지만 투수를 도와주지 못한 베테랑들의 수비 실수가 아쉬웠던 경기였다. 연이은 실수에 두 선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LG가 2대1로 승리하며 개막 5연승을 달렸고 한화는 4연패에 빠졌다. 4연패 속 주말 대전 신구장 개막전을 앞둔 한화는 과연 반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