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삼성은 카디네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400타점 페이스가 300타점 대로 떨어지기는 했다. 그래도 무섭다. 만나는 투수마다, 제대로 정면 승부를 못할 정도다. 그야말로 '공포의 카디네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가 '로또'를 터뜨렸다. '먹튀 논란'으로 바닥을 찍었던 카디네스가 엄청난 기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3번으로 선발 출전, 솔로포와 적시타를 터뜨리며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7경기 타율 4할4푼. 3홈런에 16타점이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타점. 30일 SSG전에서 1타점만 하면 KBO리그 신기록을 쓸 수 있다. 이미 연속 타점 타이를 달성했다.
개막 4경기 12타점을 쓸어담았다. 144경기를 하면 432타점 페이스였다. 이 말을 들은 홍원기 감독은 웃으며 “타자의 타격감이 언제까지 뜨거울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카디네스의 무서운 타격감은 꺾일 줄을 모른다. 7경기가 지나서는 329타점 페이스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마무시하다.
정말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KBO 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오자마자 엄청난 타격으로 '삼성에 우승을 안겨줄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옆구리가 아팠고, 이게 '태업 논란'으로 이어졌다. 선수는 아프다는데, 박진만 감독과 구단의 코멘트는 “막상 검진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데, 뛰지를 못 한다고 한다“고 하니 당연히 선수쪽에 모든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불명예 속에 퇴출됐다. 다시는 KBO 리그에서 못 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키움이 카디네스를 원했다. 삼성에 오기 전부터 힘과 기술은 월등한 타자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삼성에서의 문제를 면밀히 살폈고, 부상 때문에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상 부위가 다 회복됐는지, 다시 KBO에 온다면 어떤 마음으로 뛸 건지에 대해 몇 번이고 확인 작업을 거쳤다.
합이 잘 맞았다. 키움은 푸이그에 카디네스까지 외국인 타자 2명이 필요했다. 단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없었다. 카디네스는 돈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명예 회복을 하고 싶었다. 그러니 총액 60만달러(약 8억8000만원), 리그 외국인 선수 최소 금액 조건으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대박 조짐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역대급 가성비' 선수의 향기를 제대로 풍기고 있다.
삼성은 카디네스를 대신해 뽑은 디아즈와 재계약을 했다. 디아즈도 좋은 타자지만, 현재 페이스로만 놓고 보면, 카디네스가 압도적이다. 홈런이 쉽게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썼다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어떤 기록이 나올지 궁금할 정도다. 이렇게 무서운 타자를 품을 수 있는 삼성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일로 '악연'이 됐다. 삼성은 카디네스의 활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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